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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야기

나의 축구 이야기 #1

   축구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고는 첫 글을 쓰는데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축구를 좋아한다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

  그러나 다행스럽고도 중요한 것은 드디어 글을 쓰고 있다는 것. 

  처음을 어떤 내용으로 시작할까 고민해봤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가슴아픈 승부조작이야기도 있고, 해외파들의 프리시즌 골 소식도 있었지만, 처음인 만큼 내가 어떻게 축구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를 되짚어 보는 것이 괜찮을 것 같았다.

  처음 축구를 하게 된 것은 아마 초등학교 3학년 올라가서 인 것 같다.(물론 그당시는 국민학교였다. 나는 마지막 국민학교 세대다.) 점심시간이면 남자 아이들의 절반 정도는 밥을 먹고 운동장에 나가 축구를 했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는 2학년 때부터 남자 아이들이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2학년 때는 안했던 것 같고 3학년 때부터 공을 찼던 것 같다. 점심시간에 축구를 한다는 것은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뭔가 주류에 속한다는 느낌을 줬던 것 같다. 내 기억에 하고 싶다고 다 끼워주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잘하는 편은 아니라 처음에 수비를 했다. 그것이 이어져 중,고등학교, 대학교, 군시절까지 거의 수비만 봤다. 뭐 내가 공격을 할 만큼 기술이 좋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수비가 재미있었다. 물론 군시절에는 짬이 차면서 공격도 하고 골 맛도 봣다. 하지만 역시 수비가 잘 맞는 것 같다. 아무튼 그 이후로 학창시절 점심시간에는 무조건 축구를 했다. 군 제대 이후에는 점차 실축할 기회가 줄었고, 지금은 운동장에서 공을 차 본지 3년이 넘어간다.

  제대로된 축구 경기를 관람하게 된 것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2,3학년 즈음인 것 같다. 당시 나는 수원에 살았는데 아버지가 표를 얻어와서 가족이 함께 수원 공설운동장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올림픽 대표팀 간의 경기였는지, LG 치타스와 다른 팀과의 경기였는지가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여러 기억이 혼재되어서 그런 듯 하다. 아무튼 당시에는 수원 연고 프로팀이 없었기 때문에 주로 국가 대표경기나 인접 도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팀들이 경기를 했던 것 같다. 1995년 수원에서 브라질과 경기를 했을 때도 보러갔다. 물론 늦게 도착해서 후반 부터 서서 봤지만.. 지금 내 사진첩에 보면 경기장에서 찍은 고정운 선수 사진도 있다. 그리고 가끔 LG 치타스 같은 프로팀 경기가 열릴 때는 학교에서 무료 티켓이나 할인 티켓을 나눠줬던 기억이 난다.(이제서야 안 사실이지만 당시에는 LG 치타스의 연고가 안양이 아닌 서울이었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FC서울 온라인 박물관 (Online Museum of FC Seoul)


 
  그러다가 내가 6학년이었던 1995년 수원 삼성 블루윙즈가 창단했다. 나는 절친이었던 이 모군과 그의 동생과 함
께 두어번 축구를 보러 갔다. 내가 사는 곳과는 거리가 워낙 멀어 자주 가지는 못했다. 내 기억으로 버스타고 30분 정도 가야했는데, 지금은 별로 먼 거리가 아니지만, 당시 초등학생의 입장에서는 꽤나 먼 거리여서 큰맘 먹고 가야했다. 아무튼 이렇게 축구관람을 계속 하게 되었고 수원을 나의 팀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지금도 애정이 가지만 지금은 한 팀만을 응원하지는 않는다.)
 

출처 : 수원 삼성 블루윙즈 홈페이지


   
  그런데 수원에 팀이 생겨 좋아했던 것도 잠시, 중학교 1학년 때 지금 이곳, 경남 양산으로 이사를 오게되면서 축구를 직접 관람할 기회가 거의 사라져 버렸다.(당시 양산에는 공설운동장이라 불리는 곳이 있었지만, 관중석이 없는 흙바닥이었다. 물론 지금은 아담하고 멋진, 지어진지 몇년 안된 공설운동장이 있다.) 어쩔 수 없이 TV중계나 스포츠 뉴스로만 나의 팀 수원을 응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