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생과 부대 앞에 다녀왔다.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밤이 되니 무척이나 쌀쌀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동생이 하는 말,
" 오빠 겨울 냄새난다."
" 응? 겨울냄새?"
순간 '얘가 무슨 소리 하는거지'라고 생각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좀 시적인 표현 같기도 하고.
" 어. 뭔가 겨울냄새가 나."
"코로 찬바람 들어가서 그렇나 ㅋㅋ"
난 이렇게 또 썰렁하게 넘겨버리려했다. 동생의 따가운 시선을 느낀 나는 좀 더 고민한 말투로,
"무슨 탄 냄새같은 거 나는데, 그 거 때메 그런갑다."
"어, 오빠야, 그건갑다. 어디서 군고구마 냄새 나는 거 같기도 하고 ㅎㅎ"
동생은 내 대답에 만족한 듯이 그제서야 맞장구를 쳤고,
겨울냄새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게 그 자리에서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겨울 냄새'라는 단어는 집 현관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머릿 속에 맴돌았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게되면, 그 음식을 더욱 기대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차갑고 추운 겨울이지만,
'겨울 냄새'라는 말을 듣고나니, 빨리 겨울을 맛보고 싶은 느낌이다.
'소소(so-so)하지만 깨알같은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천여행 #1 (5) | 2012.01.10 |
---|---|
물금역 >>> 삼랑진역 (4) | 2011.10.11 |
왼손잡이의 비애(?) #2 (6) | 2011.07.25 |
왼손잡이의 비애(?) #1 (6) | 2011.07.25 |
땅콩 중독 (5) | 2010.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