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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so-so)하지만 깨알같은 일상

단골가게 얼마 전까지 생에 가장 느긋한 나날을 보낼 때는 아무것도 적지 않다가, 다시 분주해진 일과를 보내고 있는 지금에서야 글을 쓴다. 그만큼 내 일상에 중요한 일이 있었다. 누구에게나 단골가게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게 동네 슈퍼가 되었든, 만화방이 되었든 간에 말이다. 요즘은 동네 슈퍼나 구멍가게란 말 보다 편의점이 더 흔한 말이 되었고, 온라인 쇼핑몰에도 단골이 있을 법하다. 국민학생 때는 학교 앞 문구점과 만화책이 가득했던 이발소가 생각나고, 고등학생 때는 친구들과 매달 토요일마다 가던 학교 앞 미용실과 피씨방이 생각난다. 현재 나에게 단골가게라고 할만한 곳 중 하나는 미용실이다. 오늘은 그 얘기를 해보려 한다. 처음 가기 시작했던 때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아마 제대 후 복학 하고 얼마지나지 않.. 더보기
순천여행 #5 선암사를 벗어나 조금 올라가다 보면 대각암이라는 암자가 나온다. 들어가 볼까 했지만 시간도 촉박했고, 대각암 앞쪽 공터에서는 포크레인을 동원해 공사를 하고 있어서 지나치기로 했다. 대각암 왼편으로 난 산길을 따라 산을 올랐다. 초반에는 날씨도 좋고, 경사도 급하지 않아 성큼성큼 산을 올랐다. 바람이 불긴 했지만 길 양옆으로 늘어선 싸리 같은 것들이 막아 주어 포근한 느낌마져 들었다. 멀리서 산을 바라 보았을 땐 아직 단풍이 남아 있는 듯 했으나, 막상 산을 올라보니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우리를 맞아 준 고마운 단풍나무 한그루 산을 오를수록 경사가 조금씩 높아지고 숨이 가빠졌다. 중간중간 쉬면서 선암사에서 떠온 물로 목을 축였다. 30분 정도 올랐을 때는 처음에 입고 있던 두꺼운 점퍼를 벗고, 얇은 .. 더보기
순천여행 #4 우리가 묵었던 여관은 식당을 겸하고 있어서, 아침을 해결하고 10시 쯤 되어 길을 나섰다. 선암사로 들어서는 길 선암사에 가까워 질수록 길 중간중간 큰 나무들이 많았다. 선암사에 다다르기 직전 우리를 맞아주는 승선교. 조계산은 계곡이 인상적이었다. 산행길 대부분 계곡을 끼고 걸었던 것 같다. 계곡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동영상도 함께 감상. 계곡과 어우러진 승선교 선암사에 들어서자 배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근처에 계신 스님께 길을 물어 화장실을 찾았다. 평범하지 않은 선암사의 뒤깐. 직접 체험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큰클릭해서 보면 조금 더 자세하게 내부를 볼 수 있다. 개방적이다 일을 본 뒤, 가벼워진 몸으로 선암사 내부를 구경했다. 뒤깐을 나서서 먼저 눈에 띈 것은 와송. 땅과 수평으로 가지.. 더보기
순천여행 #3 용산 전망대에 올랐다. 너무 아름다운 모습에 사진을 마구 찍어 댔다. 애초에 사진의 질은 기대하기 힘들어 양으로 승부. 갈대밭을 잘 보고 싶어서 밝게도 찍어봤다.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뭔가 아쉬워 동영상도 찍었다. 선명함은 좀 덜하지만 전체적인 경치를 감상하기엔 사진보다 더 좋은 것 같다. 순천만을 나와 우여곡절 끝에 선암사 근처 여관에서 하루를 마무리 하게 되었다. 여관이름이 초원장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손님이 우리 밖에 없어 조금 으스스 했으나, 2만원이라는 저렴한 숙박비, 온수, 온돌, TV가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피곤했지만 빨리 잠이 오지 않았다. 창 밖으로 들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겨우 잠이 든 것 같다. 더보기
순천여행 #2 순천역 앞에서 67번 버스를 타고 순천만에 도착. 역에서 걱정했던 것 보다 구름이 걷혀서 다행이다. 매표소 앞 입구를 지나 5분 정도 걷다보면 순천만을 돌아볼 수 있는 생태체험선 선착장이 나온다. 우리는 시간이 맞지 않아 타지 못하고 전망대로 향했다. 정박중인 체험선 서서히 해가 지고 있다. 선착장을 지나자 드넓은 갈대밭이 펼쳐졌다. 순천만의 석양을 보기 위해서는 앞에 보이는 용산을 올라야 한다. 산의 이름 때문인지 산 등성이가 용이 늘어져 있는 모습 같기도 하다. 가을 남자의 뒷모습 멀리서 볼 땐 누렇게만 보이던 갈대들. 가까이서 보니 솜털 같다. 순천만의 이름 모를 철새들. 더 가까이 찍고 싶었지만 폰 카메라의 한계인 듯. 클릭해서 보면 좀 더 크게 볼 수 있다. 용산을 오르자 갈대밭이 내려다 보이기.. 더보기
순천여행 #1 벌써 두 달이 다되어 간다. 가을이 지나갈 즈음 다녀온 순천. 세세한 기억이 잊혀져 갈 무렵, 동행한 친구가 블로그에 여행 이야기를 올린 것을 보고서야 컴퓨터 앞에 앉았다. 시간이 많이 지나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친구가 워낙 자세하게, 잘 써놓은지라 사진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써보려 한다. 자세한 여행 이야기를 알고 싶은 사람은 아래 링크를 참조. ▶ ▶ 블로그에 핀 파란 선인장 출발 약속 장소 구포역. 태어나서 처음 가봤다. 부산에서 두번째로 큰 역이라 기대를 했는데, 생각보다 작아서 놀랐다. 손을 흔들며 해맑게 걸어오는 나의 여행 동반자. 그의 피부 색이 사실적으로 반영된 사진. 그는 여행 내내 사진 모델이 되어 주었다. 자체발광 우리가 타고갈 열차가 도착했다. 경전선을 이용해 순천으로 가는 열차다. .. 더보기
물금역 >>> 삼랑진역 며칠 전 바람을 쏘이러 잠시 나갔다 왔다. 목적지를 정하지는 않고, 지갑과 휴대폰만 챙기고 나섰다. 자주 가지 않던 방향으로 가보기로 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21번 버스를 타고 물금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정류장에 도착해 보니 도착 예정인 버스가 없어, 근처 탑마트에 들려 마실 음료수를 하나 샀다. 잠시 후 버스를 타자마자 어디에서 내릴지 생각했다. 새로생긴 시립도서관에 가볼까 했지만, 너무 가까운 것 같았다. 그렇다고 부산에 가는 건 너무 식상했다. 생각 끝에 물금역에 가기로 했다. 그 곳에 가면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갈 수 있었다. 큰 역이 아니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빼곡한 시간표를 보면서 목적지를 찾아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탈 수 있는 열차는 많았다. 하행은 부산으로 가는 열차라 배.. 더보기
왼손잡이의 비애(?) #2 직원이 9홀을 할지 18홀을 할지 물어봤다. 사실 골프가 첨이라 우리는 감이 없었지만, 김군은 18홀을 하자고 했고, 나와 이군은 9홀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먼저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치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본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직원이 연습해보라며 연습 모드로 세팅해주었다. 셋 다 경험이 없어 누군가 가르쳐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직원은 일한지 얼마 안되는 사람이었고 골프장 사장은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다. 결국 우리는 각자 보고 들었던 골프 상식을 총 집합시켜 연습했다. 스포츠 채널에서 본 것들을 떠올리면서 이리저리 자세를 잡아봤다. 생각보다 공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헛스윙 남발, 공은 정면만 빼고 좌우로 날아갔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해서 자세를 찾아봣지만 따라하기 쉽지가.. 더보기
왼손잡이의 비애(?) #1 약 9개월만에 글을 쓰게 만든 이번 이야기는 딱 일주일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그 날 바로 블로그에 글을 쓰리라 마음 먹었던 것은 아니다. 한 3일쯤 지나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 문득 이 일을 소재로 글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떠오르고 글의 도입부가 술술 머리 속에 떠올랐다. 할 일 없이 멀뚱멀뚱 두눈 뜨고 정신 말짱할 때는 생각도 안나던 것들이 잠들기 직전에 이리 떠오르다니... 일어나서 쓰고 잘까 했지만 그랬다가는 밤을 샐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에 쓰자고 마음 먹었다. 다음 날 육체노동을 해야했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이 필요했다. 암튼 각설하고, 지난 주 월요일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내가 주말에 알바를 하느라 그 동안 잘 만나지 못했었는데, 몇몇 친.. 더보기
땅콩 중독 아.. 땅콩에 중독된 것 같다. 이런 생각을 처음 한 건 약 1년 전쯤인 것 같다. 어느 순간 어머니께서 사오신 볶은 땅콩을 끊임 없이 먹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 적이 있다. 멈출수 없었다. 예전에 아버지께서 땅콩 많이 먹으면 설사한다고 말씀하신게 생각나서 겨우 멈추긴 했지만, 결국 이틀만에 다 먹어버렸던 것 같다. 사실 콩이나 다른 견과류 종류를 모두 좋아라 한다. 두유도 완전 좋아하고. 그런데 땅콩처럼 중독을 생각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땅콩 한 알을 까서 입에 넣고 깨물면 나는 그 맛, 그 맛이 혀에 닿으면, 혀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그 맛을 뇌로 전달하고, 나의 뇌에서는 마치 "땅콩 하나 추가요!"라는 명령을 내리는 듯하다. 이런 과정의 무한 반복이지 싶다. 땅콩을 한 알을 입에 넣는 순간 내 .. 더보기